아침 일찍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30대 후반의 아주머니가 있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로부터 이름 감정을 잘 한다는 소문을 듣고 왔다고 했다. 감정을 받는 학생이 중학생이니까 몇십 년 전에 대구에서 유명하다는 철학관에서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아주머니! 이름을 짓는 방법은 작명가에 따라 학문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좋고 나쁜 것은 감정을 해봐야 하는데, 나쁘게 나오면 어떡합니까?"
"일단 이름이 어떤지 감정을 해주세요." 라고 부탁을 했다.
이름 감정을 해보니까 한문 획수와 음령오행 소리의 기운은 참 좋았다. 하지만 삼원오행이 서로 극하는 이름이었다. 즉 삼원오행이 조화가 되지 않는 이름이다. 인간은 태어나면 땅을 밟고 하늘을 쳐다보면서 우주공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 삼원오행이 맞지 않으면 수명이 짧아지는 불운이 찾아온다.
그래서 아주머니께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이 학생의 이름은 성격도 활발하고, 두뇌가 총명하며, 남들로부터 신임을 얻으며 살아가는 이름이나,
3년 이상 더 살지 못하는 이름입니다. 항상 불의의 사고를 불러들이는 이름에 해당하니, 좋은 이름으로 개명하여 후천적인 운명을 바꾸는 게 좋습니다."라고 얘기했다. 아주머니는 내가 하는 얘기가 별로 가슴에 와닿지 않는 반응이었다.
"아주머니, 큰 사고를 당하고 후회하지 말고 빨리 개명해주세요."
"선생님! 그러면 옛날에도 잘 짓는 사람이 지었다고 하니 남편과 상의해서 한번 들르겠습니다."
그 후에는 연락이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 아주머니를 소개해준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대구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 때 그 학생의 가방만 있고 사람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죽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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