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님

어제 방문상담 했던 정ㅇㅇ입니다.
인터넷에 작명신청을 해도 되지만 마침 지역도 대구이고
직접 뵙고 부탁드리고 싶어 오전에 찾아뵈었습니다.

며칠 전 한국좋은이름연구소에 무료감명을 받아봤습니다.
꽃 '화'자가 안 좋다는 얘기는 몇번들었지만
'순'자도 불용한자인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사주에 水가 없다고는 전에도 들었지만 고되다는 것도 처음알았고요.

조금 부족한 형편에 3녀 중 차녀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조용히, 양보하며, 욕심내지 않고 살았습니다.
나이가 들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면서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것도 시도해보았지만
항상 어렵고 좋은 것은 내 것이 아니겠거니 생각했고
용기가 없었는지 너무 어려운 것은 도전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30대 후반이 되면서 인생이 흐르듯 자연스레 따라가기 보다
도전해보고 욕심내보며 내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이름이 조금 촌스러워도 바꿀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어머니가 몇년에 한 번씩 개명을 권유했었습니다.
뜻이 안좋다기 보다 촌스럽다는 이유겠지요.
이왕하는 것 좋은이름으로 짓자 생각하고 박사님을 뵈었습니다.

3녀 중 저만 결혼을 아직 못했습니다.
더 나이들기 전에 결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십수년간 해오던 디자인을 그만두고 제2의 직업, 평생 직업으로
지금 준비하는 공무원시험도 더욱 열심히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딱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박사님을 믿기 때문에 이런 말씀드리는 것도 죄송합니다)
너무 요즘 아이들 같은 이름은 피해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솔, 빈, 등..
나이가 있어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구소 문을 나설 때 박사님의 마지막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나만 믿고 이름 지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말씀 듣고 마음이 놓였습니다.
믿고 기다리겠습니다.